처막 살이

물안개 치올라 산 수막 턱에
우리 님 처막 살이
걸쳐 앉아 서산 넘어 가신 님
못 볼 세라 안개꽃을 뿌리는구려
서산도 넘어가고 하얀 안개 붉은 안개 뒤섞여
검은 머리만 남네
굵은 밤 깊어만 가고
저녁놀을 새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처막집 호롱불만 흐느적거리며
가신 님 다시 오기만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