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문 ‥‥‥‥‥‥‥‥‥‥‥‥‥‥‥ 최 은 하
제1부 소리 내어 흐르는 강물
그대 떠난 뒷자리
소리 내어 흐르는 강물
사막의 선인장 곁에서
꿈길 같은 길
그냥 그대로
염전에서
세월의 언덕 너머
그날 그 자리
하루 또 하루
이 길목에서
돌 찾아 줍는 일
나의 일상
골목길 돌아
추억의 날이면 날마다
공산명월(空山明月)
아늑한 허공에 안겨
금 그어 사라지는 유성
흰 머리카락 휘날리며
내 해바라기나 별바라기
그리움 잎새 하나 물고
제2부 육자배기 한 자락을
안개비 속에서
시계 분침을 ?추며
잃어버린 시계
한 가닥 바람으로
육자배기 한 자락을
강물은 밤에도 흐른다
내 방안의 조약돌
땅에 발을 딛고 서서
빈 의자
어디를 돌고 돌아
종소리(2)
고갯길
허공에서
어느 난장에서
언감생심(焉敢生心)
빛과 바람과 소금
지금도 그 사내는
뒷자리에서
웬 눈물바람
하늘과 땅
제3부 파도와 나비와 새와
오늘사 말고
그대 떠나가고 나서
흙으로 돌아갔다가
어머니 불러보기도
머언 하늘 바라보시던 뒷모습
다시, 가을 언덕에 올라
배롱나무
꿈결에
꽃 앞에서
가을 숲길에서
파도와 나비와 새와
그리움을 품고
내 고향 자운영밭
꽃과 길
해후(邂逅)
거울 앞에서
그림자 둘
그대 뒷모습에
구름이 산을 싸안고
내가 품고 사는 꽃 한 송이
제4부 그대 부르는 목소리로
사막 한가운데서
가을 햇살 한 줌
어아 둥둥 하늘이 열리네
연밭에서
한 그루 거목의 그늘 아래서
봄은 왔다는데
겨울산
늦가을에
물안개 속 말씨
겨울 나무
그대 부르는 목소리로
꽃은 피고 지고
솔밭에서
오동꽃
가을 하늘 아래
돌과 물과 바람
우리 모두 한판 놀아보는 거여
피고 지는 꽃숭어리도
마지막으로 임을 불러
호명(呼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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