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고의 죄인
향명 김상경
기도의 제목도
떠오지 않는 아침이다
안개는 황사로 와서 가슴을 막고
바다에선 어서 귀환 하고픈
젖고 찢겨진 교복들의 아우성
해무가 가득하다
문을 열어 주세요 제발 빛을 산소를
몇 일째 갇힌 목소리는
닳아진 후래쉬의 불빛처럼
희미해져 간다
부어버린 목울대 소리
이제 들리지 않는다
지상에서 거기
도망자
비겁자
거짓자들의 혀가 그림자 놀이를 하는 사이
여린것들이 발버둥치고 그쳐버린 숨들
쏟아낸 몇말의 포말이
소용돌이
하늘로 용오름 친다
물결 밑은 검은 침묵
이름을 목놓아 부르던 가슴 뼈들은
불에타 탄화되고 용해 되었다.
무엇을 기도 해야 하는가
거리의 차는 여전히 만길로 흘러가고
철없는 비행기는 은빛으로 날라가는데
사월의 연두빛 그대들에게
무엇으로 기도 해야 하는가
머뭇 거리는 신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손사래의 절규를 손사래만 치다 묻어버린
우리는 죄인 천고의 죄인
사랑하는 아이들이여
이애비 에미는 어떻게 속죄해야 하는가
무엇으로 울어야 하는가
청때들이여
심청이처럼
연꽃을 타고 오면 안 되는가
목 놓아 부르노라
*향명 김상경
양천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현 한국 문협 저작권 옹호위원
한국 현대시인 협회 이사
석정 (夕汀)문하
영등포 경찰서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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